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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5 (14:33) from 211.216.134.58' of 211.216.134.58' Article Number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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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골프로 싱글되기] 멈추면 기 살고 서두르면 죽는다  (2001.09.18)=조선

[氣골프로 싱글되기] 멈추면 기 살고 서두르면 죽는다  (2001.09.18)=조선





중국의 당나라 태종 황제가 고구려를 정복하려고 요동벌을 가로질러 안시성을 포위했을 때의 일이다. 어느날 태종이 성의 외곽까지 와서 병사를 지휘하고 있을 때 안시성 성주인 양만춘 장군은 이때다 하고 당 태종의 얼굴을 향해 있는 힘껏 활시위를 당겼다. 그 화살은 정확히 태종의 왼쪽 눈을 꿰뚫었다.

양만춘 장군은 힘껏 활시위를 당긴 후 잠시 숨을 멈추고 당 태종의 얼굴이 자기 눈과 활촉, 그리고 마음 속에 뚜렷이 잡히는 순간까지 겨냥을 하다가 됐다 하는 순간 시위를 놓았을 것이다. 만일 활을 당기는 데만 신경을 썼다면 과녁을 겨눌 틈조차 없었을 것이다. 또 활을 잘 당겼더라도 아무것도 겨냥하지 않고 그냥 놓아버렸다면 화살 또한 대강 아무데나 날아갔을 것이다. 이렇게 기를 모아서 축기(蓄氣)를 한 후 화살을 쏘는 것이 우리민족 전통 궁술의 사법(射法)이었다.

기 골프도 양만춘의 활과 똑같다. 활을 기력(氣力)으로 쏘듯 팔이나 손목만의 힘이 아니라 기력을 모을 줄 알아야 정확한 스윙이 나오게 된다. 미 시니어 PGA 선수 중에 밥 머피라는 선수가 있다. 키는 작고 배가 나와 몸이 찐빵처럼 부풀어 오른 듯한 비만형이다. 50대 중반이면 아직 시니어 중에서는 한참때인데도 그는 걸음걸이조차 팔십 노인처럼 갑갑하기가 그지 없다. 게다가 그의 스윙은 마치 슬로 모션 영화처럼 느리다. 그런데 이렇게 프로골퍼로는 부적격자일 것 같은 그가 시니어 투어에서 몇승씩 우승하는 비결이 바로 그의 스윙 속에 숨어있다. 천천히 올라간 백 스윙의 정점에서 언제 내려오나 싶을 정도로 확실히 멈추었다가 다운스윙을 시작하는데, 그의 볼은 신기할 정도로 페어웨이와 그린에 착착 달라붙는다. 이 정도로 느리지는 않지만 프레드 커플스 선수나 우리 나라의 박지은 선수도 멈추는 게 확실하다.

●"뱃살이 오히려 비거리에 도움" 주장도

골프 스윙이 아니더라도 우리 몸의 시스템은 놀랍게도 멈추는 데서 기가 살게 되는 역설의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사람의 일상생활에서도 잠자는 것이 멈추는 것이다. 활동을 멈추고 잠 잘 때 기가 가장 많이 생성된다. 우리가 한시간 깬 상태에서 가만히 누워 있는 것과 앉은 채로 약 2~3분간 잠깐 조는 것을 비교해 보면 조는 것이 더 몸이 가뿐하고 기운이 생긴다. 조는 동안 기가 생성됐기 때문이다. 갓난아기가 젖을 먹고 난 후 잠만 자는 것은 세균감염과 환경 오염 등의 외부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기를 축적하는 행동이다.

골프 스윙에서 특히 이 멈춤 동작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때 큰 근육들이 최대로 트위스트된다는 데 있다. 큰 근육의 트위스트는 바로 궁수의 활시위와 같은 것이다. 프로들의 골프 스윙이론에서도 몸 전체를 ‘활’에, 팔과 클럽을 화살로 상상하면서 임팩트를 하라는 연습법이 실제로 있다. 미국의 PGA 골퍼 가운데 스테들러는 뚱뚱하고 배가 나왔지만 PGA 우승을 몇번이나 했다. 또 영국의 로라 데이비스도 뚱뚱하고 배가 나온 여자 선수지만 LPGA 우승을 몇 차례씩하며 상금 랭킹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큰 근육을 사용하는 좋은 톱자세를 갖고 있으며, 이 선수들에게는 뱃살이 오히려 비거리나 일관된 골프 스윙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를 모은 후에야 비로소 고도의 기공(氣功)처럼 ‘염력(念力)’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충분히 당겨진 큰 근육을 풀어 주면서 이 볼이 홀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가 목표 지점에 정확히 떨어진다는 그림을 마음 속에 그리는 것이다. 궁수들이 화살로 과녁의 한복판을 맞추는 것은 단순한 기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과녁을 맞추는 강한 염력은 강한 기에서 나온다. 수준이 높아갈수록 궁수의 실력은 기력 수준의 차이를 뜻한다. 화살을 놓는 순간 자신감이 없다면 그 화살은 이미 빗나간 것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연습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주말 골퍼일수록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자.

"멈추면 살고 서두르면 OB다. 화살을 쏘듯이 톱에서 멈춰라."

(정기인/한양대 디지털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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