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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5 (14:27) from 211.216.134.58' of 211.216.134.58' Article Number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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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골프] "그립은 氣의 통로, 물총처럼 잡아라"  (2001.09.25)=조선

[氣골프] "그립은 氣의 통로, 물총처럼 잡아라"  (2001.09.25)=조선





그립은 골프의 기초 중 기초이면서도 이것 때문에 10년 골프를 해도 만년 초보소리를 듣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전호흡이나 기공수련에서도 모든 동작이 손의 힘을 이용하고 있다. 기(氣) 수련을 오래한 사람의 손에서 기가 뻗쳐 나오는 것을 장풍이라고 한다. 박찬호의 볼 끝이 살아 있는 것도 기공에서 보면 일종의 기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스시(초밥)를 수십년 만들어 온 모 호텔주방장이 TV에 나와서 한 주먹에 234개의 밥알을 매번 똑같이 집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손에 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같이 놀라운 능력을 보이는 것은 그의 손에 기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기의 놀라운 능력이 바로 손안에 있다. 정성과 애정이 가득한 손으로 그립을 잡으면 저절로 힘이 배분된다. 너무 강하게 잡으면 기운이 분산되고 너무 약하게 잡아도 기운이 생기지 않는다. 골프의 그립은 그것 자체로서 훌륭한 기수련이 된다.

'유럽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세르히오 가르시아 선수는 이같은 그립의 기공화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가르시아 선수는 우리가 보기에는 되었다 싶은 데도 어드레스에서 여러 번 골프채를 쥐었다 놓았다 하다가, 되었다는 확신이 섰을 때 테이크 백을 시작해서 단숨에 스윙을 마친다.

왜 그립을 가볍게 잡아야 되는지 기공의 입장에서 풀어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힘을 빼야 기가 통한다.

수지침의 예를 보자. 수지침에서는 손바닥에 온 몸의 경혈이 모두 모여 있는 것으로 보고, 이곳의 경혈을 자극하는 것으로 병을 고친다. 수지침을 맞을 때 손바닥에 힘을 주고 맞는가. 빼고 맞을 것이다. 골프 그립의 경우에도 그립을 잡는 순간부터 경혈이 자극되기 때문에 클럽을 놓치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잡아야 한다. 클럽과 몸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바로 그립이다. 이 통로를 세게 잡으면 기가 막혀서 흐를 수가 없다. 어렸을 때 갖고 놀던 장난감 중에 고무물총을 기억할 것이다. 물을 아무리 가득 넣었다 해도 너무 세게 잡아 버리면 물이 한꺼번에 새나가 버릴 것이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눌러야 물총을 정확하게 오래 쏠 수 있다. 미 LPGA의 유명한 코치 린 버네디트는 ‘물이 흐르는 얇은 정원용 호스를 잡듯이 그립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헤드 끝까지 기가 통한다.

■손목의 힘 풀려야 원심력 살아나

둘째는 그립을 가볍게 쥐어야 다운스윙 때 헤드의 궤적이 최대가 되면서 큰 원을 그릴 수 있다. 선수들이 장타치기 전에 웨글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흐느적할 정도로 손목의 힘이 풀려 있어야 100% 원심력이 살아날 수 있다.

돌팔매질이나 쥐불놀이, 도끼질이나 망치질, 여인들의 빨래 방망이질 어느 것 할 것 없이 언제나 손잡이를 가볍게 쥔다. 검도 등 무술에서도 검객이 상대방을 공격할 때 칼의 손잡이를 쥐고 있는 힘은 양팔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칼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한다.

그립이 가장 중요한 스윙이 있다면 그것은 역시 퍼팅이다. 심한 내리막이나 1m 정도의 숏퍼팅에서 기가 통하지 않으면 그 퍼팅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드라이버 샷이라면 레이디 티 앞에 토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코어나 정신적인 면에나 치명적이다. 그럴수록 긴장하게 되어 손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며 볼은 의도와는 전혀 딴 방향으로 흘러가 버린다. 이때 필드에서 즉석으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평소 잘 듣는 한쪽 손(필자의 경우는 오른손)만으로 그립을 하고, 다른 손은 완전히 힘을 빼고 살짝 얹듯이 잡는다. 기의 전달을 좋게 하기 위해 퍼터를 짧게 잡고 홀을 향해 한손으로 민다. 왜 그립에서 힘을 빼는 것이 좋은지 실감할 수 있으며 타수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필드에서 갑자기 샷이 난조에 빠졌다면 우선 이 말 한마디를 떠올려라. “그립은 기의 통로, 물총처럼 잡아라.”

(정기인 한양대 디지털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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