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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철근 잔해와 시멘트 조각 등이 마치 산처럼 쌓여있는
경기도 내 한 건축폐기물 처리업체 모습. 수도권의 영세 건축폐기물 처리업체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법매립보다는 불법투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김진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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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엔 석면-벽돌...실개천엔 시커먼 기름
최근 수년 사이 경기 화성시 마도면에는 높이 40m, 폭 200m 크기의 쓰레기 산이 생겨났다. 94년 건축폐기물과 석회석을 처리하는
M기업이 들어서면서 생긴 쓰레기 산이다. 주변 하천은 강알칼리성의 석회석 침출수가 섞여 바닥이 하얗게 변했고, 콘크리트 덩어리와 생활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뒤섞여 있었다.
같은 화성시 정남면 계향리 산 31 국도변에 위치한 야산 역시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흉한 몰골’을 숨기기 위해 누군가 검은
비닐 천을 덮어 놓았지만, 높이 20m가 넘는 ‘쓰레기 산’ 위로는 지름 30㎝ 이상의 콘크리트 덩어리와 폐타이어, 벽돌이 여기저기 비집고 나와
있었다. 쓰레기 더미 아래는 침출수가 질퍽한 개천을 이루고 있었고, 시커먼 웅덩이에선 악취가 코를 찔렀다. 반경 50여m 이내의 흙은 녹슨
쇳조각을 부숴 놓은 듯 푸석했다.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 이홍근 국장은 “지난 95년 건축폐기물처리 업체가 들어왔다가 문을 닫은 뒤, 바닥부터
쌓아 올라간 폐기물의 양이 얼마인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대가 건축 현장에서 나오는 각종 폐기물들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폐기물 재처리업체가 밀집한 경기도 광주, 고양, 남양주, 하남
등은 건축폐기물 불법 투기·매립의 온상이 되고 있다. 작년 가을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배출되는 건축물 쓰레기의 양은 하루 평균
6만2220t(99년 기준). 현행법은 지정폐기물인 폐목재와 폐유 등은 소각하고, 나머지 골재와 콘크리트는 직경 100㎜ 이하로 잘게 잘라
재활용토록 돼 있다. 그러나 ‘전국건설폐기물처리공제조합’ 최신철 전무는 “건설업체들이 ‘품질을 믿을 수 없다’며 재활용 건축재 사용을 꺼리기
때문에, 실제 재활용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했다. 결국 재활용으로는 이익을 볼 수 없는 영세업체들이 불법 매립과 투기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김모(55·폐기물운송업)씨는 “굳이 기름과 시간을 낭비해가며 거리가 먼 김포의 검단 매립지로 가져가서 버릴 이유가 없다”며 “대부분 가까운
하남이나 남양주, 고양 등지의 야적장에 몰래 버리곤 한다”고 말했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 김미화 사무처장은 “어마어마한
양의 건축폐기물이 국토 곳곳에 파묻혀 있지만, 그 양을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며 “업자들이 석면, 납, 폐전선, 콘크리트 등을 한꺼번에 파묻기
때문에 중금속 오염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마구 버려진 건축폐기물들은 엄청난 처리 비용을 요구한다. 지난 연말 고양시가 적발한 덕양구 자유로변의 불법 건축폐기물 50만t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쓰레기 처리 비용 70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업자들이 원상 회복시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부분 잠적해버렸고, 또 업주들을 사법처리한다 해도 쓰레기 처리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화성=신동흔기자 dhshin@chosun.com) (동두천=염강수기자 ksyoum@chosun.com) |